[한겨레] 정여울의 내마음속 도서관: 가르침이라는 이름의 더욱 뜨거운 배움 – 2018.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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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칠 수 있는 용기
파커 파머 지음, 이종인·이은정 옮김/한문화(2008)

책 제목부터 뭉클하다. 가르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지식이나 연설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용기’라는 것을 절절한 체험의 아픔으로 깨친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제목이기 때문이다. 교단에 설 때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배움의 기회 자체를 포기한 아이들의 멍한 눈빛을 마주할 때였다. 어떤 아이들은 눈으로는 나를 보고 있으면서 마음으로는 이곳이 아닌 다른 머나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움을 통해 무언가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린 아이들의 표정을 볼 때, 나는 무너져 내렸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언젠가는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는 용기였다. ‘가르침의 고통’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어떻게 하면 더 쉽게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매순간 우선 나 자신이 ‘가르침이라는 더욱 뜨거운 배움’ 앞에서 주눅 들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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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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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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