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紫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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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운

| 한문화의 작가 | 자운紫雲

강원도 산골에서 농사짓고, 요리하고, 글 쓰는 산골농부

블로그 〈산골농부 자연밥상〉의 글과 사진을 보면 꽤 오랫동안 농사와 살림공부를 차곡차곡 해온 사람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아니다. 자연에 몸을 맡기고 농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요리하는 삶을 즐기게 될 거라곤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2001년 여름, 큰 병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심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아팠고, 삶의 의욕마저 바닥을 드러냈다. 삶을 지탱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전원생활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 태평농법을 창안한 이영문 선생의 책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다. 농맹의 눈에 농사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건강한 삶은 손에 잡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그녀가 ‘덥석!’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었다.

2004년, 드디어 도시생활을 접고 경남 하동으로 귀촌했지만 농사는 막막했고,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은 더 갑갑했다. 심각하게 퇴촌을 고민했다. 그러다 태평농 고방연구원이 있는 별학섬을 드나들면서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았다. 변화무쌍한 자연에 놀라고 감동하며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자각하게 됐고, 그제야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온 병아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듬해 봄, 아예 별학섬에 오두막을 짓고 마당과 바다가 지척인 그곳에서 꼬박 5년을 살았다. 썰물일 때 느린 걸음으로도 15분이면 일주할 수 있는 작은 섬에서 체험한 자연은 감히 그 크기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 스스로를 비우고 그 자리에 자연의 순리를 채웠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니 마치 다른 몸으로 다시 태어난 것처럼 건강해져 있었다.

그 즈음, 블로그라는 걸 만들어서 자연과 나란히 살아가는 일상을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2010년 4월에 본격적으로 태평농법을 실천해보고자 강원도 횡성에 터를 잡았다. 그곳에서 농사짓고, 요리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며 벌써 여섯 번째 봄을 맞는다. 500평 되는 텃밭에서 혼자 힘으로 60여 종의 작물을 키우면서 날마다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자연이 지은 것을 소박하지만 맛있게 담아내고 있다. 블로그 〈산골농부 자연밥상〉에는 산골의 일상, 농사 이야기, 요리 이야기로 가득하다. 7년 동안 포스팅한 글이 5천 개가 넘는다. 어지간히 쓰고, 사진도 엄청나게 찍었다.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결실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현재 강원도 산골에서 절기에 맞게 농사짓고, 제철 재료로 요리하며 월간지 〈전원속의 내집〉과 〈농민신문〉에 요리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자 블로그  http://blog.naver.com/jaun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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